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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먹거리 물가 폭등에…추석 차례상 '다이어트' 바람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추석 차례상을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모습입니다.

최근 먹거리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차례 품목들의 가격 역시 크게 뛰며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탓입니다.

 보통 추석 시즌은 폭우·폭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도래하기 마련인데요. 기상 이변이 잦아지면서 추석 시즌을 전후한 물가 불안도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차례 문화 변화와 함께 연령별 금전적 부담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전통적인 차례상 차림의 의미가 더욱 퇴색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3명 중 1명 차례상 간소화할 것…예산 부담 느끼는 수요층 증가

 

11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10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지출이 예정된 평균 예산은 56만35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부모님 용돈 35.5% △차례상 차림비 21% △교통비 13.2% △부모님 선물 구입비 8.2% 등 순으로 큰 지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특히 차례상 차림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간소화할 것'이라는 답변이 34.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어 '안 할 것' 26.7%, '가족 식사상으로 대체' 24% 등 순으로 집계됐고 '전통 방식을 살려 예년처럼 할 것'이라는 답변은 14.5%로 비중이 가장 낮았습니다.

차례상 차림을 하지 않거나 간소화하는 사유에 대해 30대와 40대는 '경제적 부담'을 꼽았고, 50대와 60대는 '가사 부담을 덜기 위해'라고 답변했습니다.

 

차례상 음식 마련 시 가장 부담이 큰 지출 품목은 '과일 구입비(5점 만점 기준에 4.15점)'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축산물 3.88점 △수산물 3.74점 △채소·나물 3.69점 △떡·전류 3.49점 △냉동·냉장식품 3.36점 △음료·주류 3.14점 순으로 추석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컸는데요. 사실상 신선식품 항목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관계자는 "차례상 차림 예산이 예년에 비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농축산물 할인 지원 행사,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 추석 대비 할인 행사를 최대한 활용해, 가계 예산에 맞는 실용적인 차례상 차림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신선식품 가격 상승과 밀접한 상관관계…간소화 트렌드 거세질 듯

 

이처럼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차례 준비 부담에 명절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들이 적잖은 실정인데요. 추석 차례상 필수 품목과 신선식품 물가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도 이 같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의 경우 7월과 8월 역대급 폭우·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했고, 이 같은 흐름은 다시금 먹거리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2% 오르며, 평균 물가 상승률 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아울러 지난 여름 집중 호우와 폭염으로 피해를 입은 농산물 가격은 3.6% 올랐고, 이 중 차례 필수 품목인 배 가격은 120.3%, 사과는 17% 폭등했는데요. 이들 과일은 모두 차례상 필수 품목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부담에 일부 유통 업체는 아예 간편 차례상 라인업 구성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이마트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까지 간편 차례상 판매 행사를 실시합니다.

송편류, 음료, 전류 등 40여종의 피코크 제수용 행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즉석조리식품(델리) 코너에서도 육전 팩 세트, 명절 나물 세트 등 맞춤형 간편 차례상 제품들을 할인 판매하는데요.

 

이마트 관계자는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 직접 차례상을 준비하는 '차례족' 등에게 간편 차례상 품목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습니다.

 

추석 차례 문화의 대대적 변화와 함께 차례상 간소화 트렌드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 차례상을 차리려는 주체가 MZ세대(밀레니얼+Z)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차례상 간소화 현상은 아무래도 MZ세대의 유교 의식이 예전 세대 대비 희박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무더위로 인한 채솟값 상승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트렌드 변화 측면에서도 차례상 준비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 및 거부감이 커지는 실정"이라며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문화가 점차 정착할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종합시장의 한 과일 가게의 매대에 사과, 배 등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

newstomato.com |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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