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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브릭스에 관심 보이는 북한…가입 가능할까?


지난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한 브릭스 정상회의 홍보 깃발. (사진=연합뉴스)

 

미국 하원 지원으로 운영하는 <RFA(Radio Free Asia)> 방송은 지난 6월 25일 "북한의 브릭스(BRICS) 가입 의사 표명, 사실인가?"라는 팩트체크성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지난 5월 초부터 일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비공식 뉴스 매체에서 '북한이 BRICS에 가입 의사를 표명했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며 "이후 이러한 주장은 기정사실로 간주되며, 일부 해외 매체에서 심층분석 기사로 재생산되는 등 SNS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만, 결론은 '증거 부족'이었습니다.

 

"브릭스 회원국이 RFA에 밝힌 공식 해명에 따르면 북한이 브릭스 가입 의사를 표명한 사실은 없으며, 현재 브릭스 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루어진 바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의 ‘브릭스 뉴스(@BRICSinfo)’ 계정에 '북한이 BRICS에 가입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도문이 게재됐다,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해당 게시물의 조회수는 거의 50만에 육박했다"고 전했습니다.

 

브릭스 11개국 GDP 36% 대 G7 29.9%

 

브릭스는 2006년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설립했는데, 이들 4개국의 영문 이니셜 앞 글자를 따 브릭(BRIC)이라고 이름 붙였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S)이 합류하면서 브릭스가 됐습니다.

이어 올해 1월 1일자로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에티오피아 등 6개국이 정회원이 되면서 11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이들 브릭스 11개국의 경제규모는 구매력 기준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해, G7(주요 7개국, 29.9%)을 넘어섰습니다.

 

이집트 등 6개국을 정회원으로 승인한 지난해 9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브릭스 정상회의에 22개국이 가입신청을 한 것을 비롯해 30개국 정도가 브릭스 가입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브릭스가, 대체로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의 제3세계 개발도상국들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120여 개국의 '대표 선수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유엔 창설 이래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만약 브릭스에 가입한다면, 당장 국제 제재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6월 체결한 북·러동맹 조약 7조 "국제 및 지역기구 가입에 협조·지지"가 계기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6월 19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북한의 브릭스 가입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조약 제7조 "쌍방은 호상성(상호성)에 기초하여 매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에 따라, 러시아가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 등에 북한 참여를 주선하면서 북한이 국제무대 활동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열린 겁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브릭스 활동에 관심을 보였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25일(현지시간) 밝혀, 주목됩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날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22일~24일)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느냐는 질문에 "평양의 친구들이 브릭스 활동을 지켜보고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브릭스 신청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답한 겁니다.

러시아는 이번 카잔 브릭스 정상회의 의장국이기도 합니다.

 

러, 북한 브릭스 가입신청 여부에 "관심 보이더라"…최선희 외무상, 브릭스 여성포럼 참석도

 

랴브코프 차관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평양의 친구들이 브릭스를 국제 활동의 현상으로서 고려하고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일행이 러시아를 공식방문하기 위해 지난 2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랴브코프 차관이 밝힌 대로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달 18∼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차 브릭스(BRICS) 여성포럼에 참석해 ‘21세기의 외교와 지정학: 세계적인 과업 해결에 대한 여성들의 관점’이란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연설했습니다.

최 외무상의 브릭스 여성포럼 참석에 앞서 지난 6월 21일에 북한 체육성 대표단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플러스(+) 체육상 회의에 참가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개인 필명으로 〈브릭스의 확대는 불공평한 현 국제경제질서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이다>라는 논평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북한-브릭스 연결'은 우크라이나 파병 등 북·러 동맹에 대한 러시아의 선물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북한이 브릭스에 가입하기에는 장애물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 가입 장애물 산재…'만장일치제'에 브릭스가 얻을 경제적 이익 문제 등

 

브릭스 가입은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됩니다.

러시아가 북한 가입에 앞장선다 해도 미국과의 이해관계가 천차만별인 브릭스 특성상 회원국 모두의 승인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도, 브라질 등은 반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초창기부터 브릭스의 한 축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G7, G20(주요 20개국) 혹은 미국의 대항마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을 조직하기를 원한다"고 공개 선언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의 가입으로 브릭스가 얻을 실익이 약하다는 점도 지적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토마토> 통화에서 "브릭스는 정치·군사 분야보다는 개도국, 신흥국들이 자기들만의 경제협력을 통해서 국가경제 발전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경제가 극히 취약한 북한을 받아들여서 브릭스가 얻는 경제적 이익이 거의 없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북한도 국제적인 전쟁 국면에서 경제적 반대급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반면 ‘정상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 확대라는 정치·외교적 이익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황방열 통일·외교 선임기자 hby@etomato.com

newstomato.com | 황방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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