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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디폴트옵션 도입 1년이 지났지만 '미완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는다.
1%대에 머물던 퇴직연금은 제도 도입 이후 수익률 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일정 부분 실현됐다.
하지만 아직 초저위험군에 편중된 시장 구도와 퇴직연금 상품 운용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다만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후발주자들의 시장 참여도 예견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디폴트옵션에 이어 퇴직연금 현물이전을 추진 중에 있어 2차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성시대, 후발주자도 출격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039490)은 올해 5월부터 퇴직연금 사업 추진을 위한 TF를 출범시키고 내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엄주성 대표는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상품 중에서도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RP는 가입자가 이직·퇴직 시점에 받는 퇴직금을 적립했다가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찾아 쓸 수 있는 퇴직금 관리 계좌다.
회사 단위로 운영되는 확정급여형(DB)이나 확정기여형(DC)과 달리 개인의 선택에 의한 계좌개설로 가입이 가능하며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기한 내에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납입하는 자유납 방식이다.
특히 하나의 계좌 안에서 은행 정기예금부터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채권,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비대면 퇴직연금 거래도 가능한 점을 내세워 고객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퇴직연금을 다루는 증권사 중 IRP를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IRP 부문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며 "리테일과 온라인 기반 거래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LS증권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LS증권은 이를 위해 관련 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범LG가 일원이자 그룹 총 자산총액 31조9000억원 LS그룹에 편입되면서 퇴직연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차증권(001500)과 삼성증권(016360)의 경우 모그룹 임직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기 때문이다.
김원규 현 대표이사가 과거 우리투자증권 재직 시절 퇴직연금 그룹장과 연금신탁영업담당 등을 역임한 연금 전문가라는 점도 힘을 싣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까지는 개인의 의사보다는 회사의 방침이 더 중요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모그룹의 지원은 시장 진입과 지배력 강화에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다만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자체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사업 진입과 안착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지속성 등 제도적 뒷받침 필요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목적으로 시장에 도입됐다.
도입 이후 이전엔 볼 수 없던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 등장하고 초저위험 상품에서도 2~3%대로 수익률이 개선됐다.
디폴트옵션 적립금 규모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25조6460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104% 증가했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성공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퇴직연금 시장 자체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원금보장형 초저위험 상품군에 가입자가 몰려있고 퇴직연금 상품의 지속적인 수익 실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다.
예를 들어 이직할 경우가 그렇다.
이직으로 퇴직금을 받을 경우 해당 상품을 유지하고 싶어도 새 상품에 가입해야 하기에 해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품을 지속 유지하기가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오는 11월 도입 목표로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추진 중이다.
‘현물이전’이란 운용 중이던 상품을 매각하지 않고 운용 상품 그대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DC와 기업형 IRP계좌에서 가능하지만 같은 퇴직연금사업자끼리만 이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제도 도입을 가장 반기는 곳은 증권업계다.
은행권이나 보험권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만큼 기존 은행과 보험사 고객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초기 머니무브 이후에 시장 점유율 고착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도 도입 이후 일부 금융사로의 쏠림이 이어지고 시장의 지배력을 확보한 소수 금융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과점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지배력 확보를 위한 상품 개발이 중요해졌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디폴트옵션에 이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도 그간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문제시 되던 저조한 수익률을 금융사 간 경쟁을 통해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제도 도입 이후 가입자 상품 이동이 원활해지는 만큼 시장 지위는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쏠림 현상에 따른 금융사의 상품 개발 역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newstomato.com | 최윤석 기자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디폴트옵션 도입 1년이 지났지만 '미완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는다.
1%대에 머물던 퇴직연금은 제도 도입 이후 수익률 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일정 부분 실현됐다.
하지만 아직 초저위험군에 편중된 시장 구도와 퇴직연금 상품 운용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다만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후발주자들의 시장 참여도 예견된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디폴트옵션에 이어 퇴직연금 현물이전을 추진 중에 있어 2차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성시대, 후발주자도 출격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039490)은 올해 5월부터 퇴직연금 사업 추진을 위한 TF를 출범시키고 내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엄주성 대표는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상품 중에서도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RP는 가입자가 이직·퇴직 시점에 받는 퇴직금을 적립했다가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찾아 쓸 수 있는 퇴직금 관리 계좌다.
회사 단위로 운영되는 확정급여형(DB)이나 확정기여형(DC)과 달리 개인의 선택에 의한 계좌개설로 가입이 가능하며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기한 내에 적립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때 원하는 만큼 납입하는 자유납 방식이다.
특히 하나의 계좌 안에서 은행 정기예금부터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채권,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비대면 퇴직연금 거래도 가능한 점을 내세워 고객 모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퇴직연금을 다루는 증권사 중 IRP를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IRP 부문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며 "리테일과 온라인 기반 거래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LS증권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LS증권은 이를 위해 관련 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범LG가 일원이자 그룹 총 자산총액 31조9000억원 LS그룹에 편입되면서 퇴직연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차증권(001500)과 삼성증권(016360)의 경우 모그룹 임직원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기 때문이다.
김원규 현 대표이사가 과거 우리투자증권 재직 시절 퇴직연금 그룹장과 연금신탁영업담당 등을 역임한 연금 전문가라는 점도 힘을 싣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까지는 개인의 의사보다는 회사의 방침이 더 중요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모그룹의 지원은 시장 진입과 지배력 강화에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며 “다만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자체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사업 진입과 안착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지속성 등 제도적 뒷받침 필요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목적으로 시장에 도입됐다.
도입 이후 이전엔 볼 수 없던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 등장하고 초저위험 상품에서도 2~3%대로 수익률이 개선됐다.
디폴트옵션 적립금 규모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25조6460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104% 증가했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성공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퇴직연금 시장 자체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원금보장형 초저위험 상품군에 가입자가 몰려있고 퇴직연금 상품의 지속적인 수익 실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다.
예를 들어 이직할 경우가 그렇다.
이직으로 퇴직금을 받을 경우 해당 상품을 유지하고 싶어도 새 상품에 가입해야 하기에 해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품을 지속 유지하기가 어렵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오는 11월 도입 목표로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추진 중이다.
‘현물이전’이란 운용 중이던 상품을 매각하지 않고 운용 상품 그대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DC와 기업형 IRP계좌에서 가능하지만 같은 퇴직연금사업자끼리만 이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제도 도입을 가장 반기는 곳은 증권업계다.
은행권이나 보험권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만큼 기존 은행과 보험사 고객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초기 머니무브 이후에 시장 점유율 고착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도 도입 이후 일부 금융사로의 쏠림이 이어지고 시장의 지배력을 확보한 소수 금융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과점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지배력 확보를 위한 상품 개발이 중요해졌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디폴트옵션에 이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도 그간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문제시 되던 저조한 수익률을 금융사 간 경쟁을 통해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제도 도입 이후 가입자 상품 이동이 원활해지는 만큼 시장 지위는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쏠림 현상에 따른 금융사의 상품 개발 역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