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긴급행동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 편의 막장 드라마였다.
장르는 블랙코미디를 가미한 '반전 스릴러.' 제목은 <12·3 K-쿠데타> 기본 시나리오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을 압제한 박정희·전두환 군부독재에서 차용. 고전도 끌어들였다.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1623)가 대표적. 동서양 역사도 소환. '사치의 화신'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와 '무속'에 빠진 명성황후(1851∼1895).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해 12·3 비상계엄부터 6일 내란 우두머리(수괴)의 체포영장 집행 실패까지. <12·3 K-쿠데타>의 제1막은 그렇게 끝났다.
방탄막 뒤에서 불법 '관저 농성'
끝내 실패했다.
'내란 피의자' 윤석열 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 들이닥치자, 윤 씨는 대통령실 경호처와 극우 유튜버, 아스팔트 극우 시위대 뒤로 꼭꼭 숨었다.
한때 국군통수권자였던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기 지지층을 인간 방탄막으로 세운 셈이다.
긴박했다.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팀' 출발시간은 오전 6시 13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공관 정문 도착시간은 오전 7시 18분. 공관에서 관저 거리는 불과 500m. 대통령 경호처는 불과 한 시간 사이, 1차 저지선인 '대형 버스'를 세웠다.
하지만 1차 저지선은 뚫렸다.
2차 저지선은 그로부터 150m가량 떨어진 관저 언덕. 이곳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군사 등이 소형 전술 차량으로 막은 방어선. 공수처는 경찰 30명을 추가로 투입, 2차 저지선도 뚫고 관저 정문 200m 지점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이내 경호처 직원과 군인 200명이 둘러싼 인간 바리케이드와 맞닥뜨렸다.
<12·3 K-쿠데타> 제1막 하이라이트인 '최후 방어선.' 1차 체포는 5시간 30분간 대치 끝에 실패했다.
'법적 책임'을 운운했던 윤 씨는 인간벽 뒤에서 '관저 농성'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는 '대통령경호법'을 앞세워 예외(형사소송법 제110·111조)를 못 박은 법원의 영장도 짓밟았다.
박종준 대통령실 경호처장의 '실탄 발포' 명령 하달 정황도 확인됐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도 아랑곳하지 않은 2차 내란. 이후 추가 집행도 실패한 채 <12·3 K-쿠데타>의 제1막이 종결됐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처신
끝나지 않은 내란 우두머리의 영웅 놀이. 착각은 자유. 하지만 환상은 위험. 무속인 노상원(전 정보사령관)과 '비상계엄' 작전을 짜더니, '공산전체주의 처단이 정의'라고 외치는 사이비 교리에 둘러싸였다.
정권 초부터 공존의 미학은커녕 활개 친 극단적 광기. 확증편향의 강에 빠진 집권 중반엔 상대방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안하무인의 인증. 기고만장의 확인 사살.
이보다 더 악할 수는 없다.
이 대명제를 기어코 보여준 내란 수괴. 퇴임 이후 구속된 전직 대통령 전두환도 노태우도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집행에는 응했다.
이명박과 박근혜도 마찬가지.
그러나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윤 씨는 달랐다.
극우 지지층에 '끝까지 싸우겠다'며 2차 내란을 선동했다.
어련하시겠나. 검찰총장을 지낸 내란 우두머리의 다중 위력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구질구질하다.
대통령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눈물겨운 집착. 품격은 내팽개친 채 비루한 짐승의 욕망만 남은 내란 수괴. 애초 문명사의 이정표를 세울 고결한 이상 따위는 없었다.
무법·무능·무도의 '3무' 끝판왕.
계엄 놀이도 모자라 방탄 놀이에 빠진 윤석열. 명분은 공산전체주의 세력 처단. 속내는 극우 아스팔트 지지자를 숙주 삼은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방탄. '내 편은 선, 네 편은 악'이라는 극단적 확증편향. 망상적 음모론에 빠진 폭군의 잔인한 폭정. 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정권. 최소한의 죄의식은 챙기시라. 더 큰 괴물이 되기 전에. 고약한 악취가 진동하는 시정잡배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최신형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