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제주항공이 지난해 상반기 국내 항공사 중 ‘항공기 정비’를 이유로 출발과 도착이 지연된 사례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비 지연은 제주항공이 항공기 가동 시간을 끌어올린 2023년 이후 다른 항공사에 비해 급격히 늘었는데, 항공전문가는 운항 증가에 따라 정비가 필요한 지점도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제주항공 항공기(사진=뉴시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4년 상반기 항공사 지연 현황' 자료를 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운항한 5만2883편 중 536편(국내선 344편, 국제선 192편)이 정비를 이유로 지연됐습니다.

이는 2024년 상반기 운항한 10곳의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특히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 건수는 전체 운항 편수가 더 많았던 대한항공(422편)을 앞질렀으며, 같은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315편), 진에어(243편), 에어부산(227편) 등과 비교해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정비 지연율은 국내선 1.26%, 국제선 0.75%, 평균 1.01%로, 전체 평균 0.64%(국내선 0.61%, 국제선 0.68%)보다 0.37%포인트 높았습니다.

 

2023년에도 제주항공은 정비로 인한 지연이 943건(국내선 524건, 국제선 419건)에 달했습니다.

같은 해 전체 운항 편수는 약 9만7000편으로 대한항공(14만4000편)과 아시아나항공(10만1000편)에 이은 3위였으나, 정비 지연 건수는 가장 많았습니다.

 

평균을 밑돌던 제주항공의 정비 지연율이 급증한 것은, 엔데믹으로 여객기 가동시간이 크게 늘어난 2023년 이후부터입니다.

운항 증가에 따라 정비가 필요한 지점이 늘어났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항공기로 지나치게 많이 운항하다가 발생하는 전형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지연율 증가가 노후화와 곧바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꼼꼼하게 점검해 지연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며 "정비 지연 상황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비 지연 건수 증가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은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을 올해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을 각각 채용해 약 560명 규모로 확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진양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