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9일 오전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민주당이 명태균 씨의 육성 녹취록을 11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해당 녹취에서 명 씨는 여론조작 수법을 직접 설명합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은 지난 2020년 3월 초순 경 녹음됐습니다.
국회의원 출마를 희망하는 인물에게 여론 조작 수법을 설명한 정황으로 보이는데요.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에게 자체 여론 조사 전화를 한 뒤, 당 공식 여론조사에 답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투표 자체에 훼방을 놓은 셈이죠.
녹취록 속에서 명 씨는 "ARS(여론조사)를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군지가 쫙 뽑아져 나온다"며 "다음에 진짜(당의 공식 여론조사) 돌아가는 날,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그럼 (공식) 전화 받았다고 하겠지"라며 "다음에, 자기가 ARS 전화 받았다고 (착각하는데 공식) 전화 받(겠)나?"라고 말했습니다.
후보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일을 명 씨는 비행기 태우는 일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명 씨는 "비행기가 대한항공(정당 공천관련 여론조사) 타야 되는데 아시아나(공천 여론조사 교란 목적으 여론조사) 탄 놈도 막, 우리한테 받은 놈도 막 다 올려. 와 했는데 개표해버렸는데 이 뭐꼬? 대한항공(에는) 반밖에 안 탔네(가 된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정당의 공천 과정을 방해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대응하는 요령도 언급합니다.
"우리가 뭐 여론조사 하는데 언론사에서 자체 조사 안되냐"라며 "중앙(?), 그 당에서 그날 조사한 거 있는데 당원이기 때문에 조사한 거 모른다(고 하면 된다)"고 답하는 식입니다.
이어 명 씨는 "결제를 잘해주면 다 알려주겠다"며 "세상에 안 되는 게 있다고?"라며 꾸준히 해당 수법을 활용해 왔다고도 했습니다.
한편, 명 씨가 실제로 소유했다고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대의원과 책임당원 57만여명의 안심전화번호를 입수해 수 차례 조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응답자의 후보 지지 성향을 파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요.
본지는 지난 6일자 <(단독)명태균, 당원 지지성향 분석…"경선 조작 의심"> 보도를 통해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당원의 지지성향을 분석한 문건을 국민의힘 등에 전달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