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탄핵정국 불확실성에 국내 통신3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는 안정적인 실적과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란히 일년 중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3일 비상계엄 후폭풍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통신도 어쩔 수 없습니다.
잠시만 쉬고 가겠습니다.
'란 증권사 코멘트도 나왔는데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주가가 하락, 이중고 상태에 빠졌습니다.
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합산 영업이익이 1조 243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합산 매출은 14조988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합산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고, 매출액도 2% 늘었습니다.
실적 확대와 더불어 AI로 사업재편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조직개편에 나서며 내년도 중심사업을 AI로 설정했는데요. SK텔레콤은 AI 인프라와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KT는 AI 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했던 전략·신사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에 흡수하고,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사업협력 확대를 예고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AI 기반의 상품·서비스를 주도하는 AI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 에이전트분야 사업 확대를 준비 중입니다.
펀더멘탈과 AI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통신3사 모두 최근 52주 신고가도 기록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7일 1만2010원을, SK텔레콤은 같은달 28일 6만1900원을 기록했습니다.
KT는 이달 2일 장중 5만원까지 올랐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하지만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 중입니다.
SK텔레콤은 3일 6만원으로 마감했던 주가가 이날까지 닷새 연속 하락하며 5만620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4만8650원이었던 KT 주가도 계엄 발표 이후 4만385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LG유플러스는 1만1000원대도 유지하지 못한 채 1만780원으로 하락했습니다.
통신3사의 합산 시가총액만 2조3000억원가량이 증발했습니다.
정국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결국 이들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정부 불안이 계속되면 정부정책 수립은 물론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집행도 쉽지 않게 되죠. 기업들의 의사결정도 어려워집니다.
이를 우려하는 심리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된 것입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상승폭이 컸고 외국인 비중이 높은 통신주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당분간 국내 지수와 유사한 흐름에 외국인 수급 영향으로 변동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는 국내증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가가 하락하는 이중고에 놓였습니다.
2일(현지시간) 23.93달러에 마감했던 SK텔레콤 ADR은 계엄 이후 내리 하락세입니다.
매 거래일마다 1% 이상 하락하며 5거래일 동안 7% 떨어졌습니다.
KT는 같은 기간 12% 하락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