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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행방이 묘연하다.
상장예비심사 효력 유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나, 여전히 소식이 없다.
특히 투자업계의 대내외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새해 IPO 시장도 어두울 것이라는 의견이 파다하다.
케이뱅크는 상장 자금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영업기반을 다질 계획이었으나,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새해에는 3년 넘게 이어온 상장 시나리오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예비심사 효력 두 달 앞으로
1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상장예비심사 효력 상실 시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위해 지난 8월30일 상장예비심사 인가를 받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코스피 입성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상장 다시 철회를 결정하면서 효력유지 기간에 쫓기는 입장이 됐다.
올해 예비심사부터 새로 시작했던 이유도 지난 2021년 철회 후 유지기간을 넘겼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 실패는 케이뱅크와 시장의 눈높이가 달랐다는 데 있다.
케이뱅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기업 평균 2.56배로 산출해 몸값을 5조원대로 잡았다.
최종 비교기업은 카카오뱅크(323410)과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Bancorp)다.
문제는 SBI스미신넷뱅크, 뱅코프의 PRB가 너무 높다는 데 있다.
각각 2.96배, 뱅코프는 3.11배다.
카카오뱅크가 1.62배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를 단순 평균값으로 계산하면서 기업가치가 덩달아 상승했다.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올 3분기 기준 총자산만 비교해 봐도 카카오뱅크가 62조1593억원인 데 반해 케이뱅크는 24조5116억원으로 격차가 크다.
케이뱅크가 주당 희망 공모가로 9500원~1만2000원을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이 부진하자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시장 불황에 공모가를 낮춘 사례도 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달 상장 철회 후 다시 코스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기준 4000원, 상단 기준 5500원을 낮췄다.
동방메디컬은 한 달간 재정비 기간을 갖고 지난 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발행 수량을 40만1029주 줄인 300만주로 조정했다.
케이뱅크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만큼 공모가 희망밴드와 발행수량 모두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합의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FI는 지난 2021년 1주당 6500원, 총 3077만주를 사들여 투자회수를 기다려왔다.
공모가액이 높을 수록 수익 규모도 커지는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 2월 상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나, 시기와 축소 물량 등 세부 내용은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대내외 변수 증가…상장해도 과제 산적
케이뱅크가 두 번째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자본확충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케이뱅크는 건전성 관리 시기별 추진계획을 통해 올 4분기 유상증자로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납입 자본을 고유동성 자산과 신사업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별도 유상증자가 아닌 IPO를 통한 공모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었기에 자본 확충은 새해로 미뤄지게 됐다.
3분기 기준 케이뱅크 BIS비율은 14.42%다.
카카오뱅크가 28.51%, 토스뱅크가 15.62%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역대급 실적에 따른 이익잉여금 확대로 BIS비율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은행업권 평균인 15.58%를 하회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도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7250억원과 공모자금의 자본 산입으로 올 4분기 BIS비율 개선을 예상했으나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상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본 확충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상품 확대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 대선을 비롯한 국제 정세 불안,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 등 변수가 늘어나면서 새해 초 상장도 불확실해졌다.
한국은행은 1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을 2.2%로 예측한 바 있다.
새해는 2%대가 무너진 1.9%를 예상했으나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초기기업 성장과 기업공개에 불리하다.
특히 정치 불안이 장기전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장 시기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의 상장예심효력 유지 기간은 2월이 마지노선인데, 정치적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헌법재판소를 거쳐 탄핵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벚꽃대선, 늦어도 장미대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케이뱅크는 주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는 구주매출 4100만주, 신주모집 4100만주 규모다.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은 재무적 투자자들은 블록딜을 통해 매각할 예정이었다.
블록딜이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투자자가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매도하는 거래다.
장이 끝난 뒤 딜이 이뤄지기 때문에 장중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나, 다음 날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리스크가 발생해 IPO 시장이 크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면 조건이 상당히 불리한 것은 물론이고, 상장 후에도 주가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newstomato.com | 이성은 기자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행방이 묘연하다.
상장예비심사 효력 유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나, 여전히 소식이 없다.
특히 투자업계의 대내외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새해 IPO 시장도 어두울 것이라는 의견이 파다하다.
케이뱅크는 상장 자금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영업기반을 다질 계획이었으나,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새해에는 3년 넘게 이어온 상장 시나리오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예비심사 효력 두 달 앞으로
1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상장예비심사 효력 상실 시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위해 지난 8월30일 상장예비심사 인가를 받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코스피 입성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상장 다시 철회를 결정하면서 효력유지 기간에 쫓기는 입장이 됐다.
올해 예비심사부터 새로 시작했던 이유도 지난 2021년 철회 후 유지기간을 넘겼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 실패는 케이뱅크와 시장의 눈높이가 달랐다는 데 있다.
케이뱅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기업 평균 2.56배로 산출해 몸값을 5조원대로 잡았다.
최종 비교기업은 카카오뱅크(323410)과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Bancorp)다.
문제는 SBI스미신넷뱅크, 뱅코프의 PRB가 너무 높다는 데 있다.
각각 2.96배, 뱅코프는 3.11배다.
카카오뱅크가 1.62배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를 단순 평균값으로 계산하면서 기업가치가 덩달아 상승했다.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올 3분기 기준 총자산만 비교해 봐도 카카오뱅크가 62조1593억원인 데 반해 케이뱅크는 24조5116억원으로 격차가 크다.
케이뱅크가 주당 희망 공모가로 9500원~1만2000원을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이 부진하자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시장 불황에 공모가를 낮춘 사례도 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달 상장 철회 후 다시 코스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기준 4000원, 상단 기준 5500원을 낮췄다.
동방메디컬은 한 달간 재정비 기간을 갖고 지난 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발행 수량을 40만1029주 줄인 300만주로 조정했다.
케이뱅크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만큼 공모가 희망밴드와 발행수량 모두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합의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FI는 지난 2021년 1주당 6500원, 총 3077만주를 사들여 투자회수를 기다려왔다.
공모가액이 높을 수록 수익 규모도 커지는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 2월 상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나, 시기와 축소 물량 등 세부 내용은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대내외 변수 증가…상장해도 과제 산적
케이뱅크가 두 번째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자본확충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케이뱅크는 건전성 관리 시기별 추진계획을 통해 올 4분기 유상증자로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납입 자본을 고유동성 자산과 신사업을 위한 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별도 유상증자가 아닌 IPO를 통한 공모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었기에 자본 확충은 새해로 미뤄지게 됐다.
3분기 기준 케이뱅크 BIS비율은 14.42%다.
카카오뱅크가 28.51%, 토스뱅크가 15.62%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역대급 실적에 따른 이익잉여금 확대로 BIS비율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은행업권 평균인 15.58%를 하회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도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7250억원과 공모자금의 자본 산입으로 올 4분기 BIS비율 개선을 예상했으나 이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상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본 확충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상품 확대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 대선을 비롯한 국제 정세 불안,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정국 등 변수가 늘어나면서 새해 초 상장도 불확실해졌다.
한국은행은 1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을 2.2%로 예측한 바 있다.
새해는 2%대가 무너진 1.9%를 예상했으나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초기기업 성장과 기업공개에 불리하다.
특히 정치 불안이 장기전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장 시기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의 상장예심효력 유지 기간은 2월이 마지노선인데, 정치적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헌법재판소를 거쳐 탄핵이 진행될 경우 이르면 벚꽃대선, 늦어도 장미대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케이뱅크는 주가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는 구주매출 4100만주, 신주모집 4100만주 규모다.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은 재무적 투자자들은 블록딜을 통해 매각할 예정이었다.
블록딜이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투자자가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매도하는 거래다.
장이 끝난 뒤 딜이 이뤄지기 때문에 장중에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나, 다음 날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리스크가 발생해 IPO 시장이 크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하면 조건이 상당히 불리한 것은 물론이고, 상장 후에도 주가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