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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온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다 재무부담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배터리 시장에 닥친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 밖에도 다른 사업들을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며 재무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회사는 북미 신규 공장 가동 등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제공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확대 적용받아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K온)
매출 '반 토막'…한계 부닥친 배터리 사업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K온의 매출은 4조6679억원, 영업손익은 –767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0조1741억원, 영업손실 5632억원) 대비 6조원 가량의 매출이 급감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2000억원 이상 더 커진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등 전방산업 업황 악화와 더불어 주요 광물 가격이 지난 몇 년 새 큰 폭으로 하락하며 SK온의 매출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 하락은 이차전지 판매 단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탄산리튬의 평균 가격은 2022년 465RMB/kg에서 2023 236.23RMB/kg로 반 토막 났으며, 지난해에는 90.55RMB/kg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K온의 평균 가동률 역시 46.2%로, 전년 동기 대비 87.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 시장 업황 악화로 인해 주요 고객사들의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SK온은 이 같은 이차전지 사업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통해 석유 트레이딩 사업을 추가했으며, 오는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을 통해 탱크 터미널 임대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37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SK그룹 계열 거래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오고 있다.
SK엔텀은 SK에너지 등 계열사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연평균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해당 사업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기존 이차전지 사업의 수익성 약화를 보완하고 매출 기반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K엔텀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으로 연간 5000억~6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2023년 영업적자를 상쇄하는 수준으로 유의미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분기 총차입금 20조원…3년새 5배 가까이 증가
다만 SK온이 이와 같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부담과 현금흐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8.2조원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현상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총차입금 역시 2021년 4.5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0.6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차입규모가 증가하며 금융비용도 지난해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3년 1~3분기 누적 기준 금융비용은 354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3분기 금융비용은 642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입금과 금융비용 증가는 사업 확대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과 운전자금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온은 지난해 1~3분기 판매 감소와 판가 하락 영향 등으로 운전자금 규모가 축소되면서 영업현금흐름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재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회사는 북미 신규 공장 가동을 통해 미국 IRA에서 제공하는 AMPC를 확대 적용받아 이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SK온은 포드와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합작 투자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SK온의 수주잔고는 약 400조원에 달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무부담 개선 방안에 대해 "최근 미국 에너지부에서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ATVM 프로그램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13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채 비율 또한 2022년 200%가 넘었지만 2023년 190%, 작년 3분에는 170%까지 낮췄다.
영업흑자 또한 지난해 3분기 소폭이지만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지난 2023년 3월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리튬 인산철(Li-FePO4)을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나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순간 출력이 약하며 무게가 무겁다.
품질 면에서 NCM 배터리보다 뒤처진다고 평가돼 왔으나 기술 진화로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 경쟁이 중요해지면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newstomato.com | 권영지 기자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온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다 재무부담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배터리 시장에 닥친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배터리 밖에도 다른 사업들을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며 재무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회사는 북미 신규 공장 가동 등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제공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확대 적용받아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K온)
매출 '반 토막'…한계 부닥친 배터리 사업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K온의 매출은 4조6679억원, 영업손익은 –767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0조1741억원, 영업손실 5632억원) 대비 6조원 가량의 매출이 급감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2000억원 이상 더 커진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등 전방산업 업황 악화와 더불어 주요 광물 가격이 지난 몇 년 새 큰 폭으로 하락하며 SK온의 매출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리튬 등 주요 광물 가격 하락은 이차전지 판매 단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탄산리튬의 평균 가격은 2022년 465RMB/kg에서 2023 236.23RMB/kg로 반 토막 났으며, 지난해에는 90.55RMB/kg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SK온의 평균 가동률 역시 46.2%로, 전년 동기 대비 87.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 시장 업황 악화로 인해 주요 고객사들의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SK온은 이 같은 이차전지 사업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통해 석유 트레이딩 사업을 추가했으며, 오는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을 통해 탱크 터미널 임대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37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SK그룹 계열 거래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오고 있다.
SK엔텀은 SK에너지 등 계열사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연평균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해당 사업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면서 기존 이차전지 사업의 수익성 약화를 보완하고 매출 기반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K엔텀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으로 연간 5000억~60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2023년 영업적자를 상쇄하는 수준으로 유의미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분기 총차입금 20조원…3년새 5배 가까이 증가
다만 SK온이 이와 같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부담과 현금흐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8.2조원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현상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총차입금 역시 2021년 4.5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0.6조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차입규모가 증가하며 금융비용도 지난해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2023년 1~3분기 누적 기준 금융비용은 354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3분기 금융비용은 6426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입금과 금융비용 증가는 사업 확대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과 운전자금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온은 지난해 1~3분기 판매 감소와 판가 하락 영향 등으로 운전자금 규모가 축소되면서 영업현금흐름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재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회사는 북미 신규 공장 가동을 통해 미국 IRA에서 제공하는 AMPC를 확대 적용받아 이차전지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SK온은 포드와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합작 투자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SK온의 수주잔고는 약 400조원에 달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무부담 개선 방안에 대해 "최근 미국 에너지부에서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ATVM 프로그램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13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채 비율 또한 2022년 200%가 넘었지만 2023년 190%, 작년 3분에는 170%까지 낮췄다.
영업흑자 또한 지난해 3분기 소폭이지만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지난 2023년 3월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리튬 인산철(Li-FePO4)을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한다.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며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안정성이 뛰어나다.
반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순간 출력이 약하며 무게가 무겁다.
품질 면에서 NCM 배터리보다 뒤처진다고 평가돼 왔으나 기술 진화로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 경쟁이 중요해지면서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