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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탄핵 가결과 소금빵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2024년 12월14일 대통령직에 있는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소추안 2차 표결이 있던 날 여의도 한 카페의 광경이 생각납니다.

 

당시 카페 출입문에는 '선결제 물량이 모든 소진됐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흔한 풍경이 여기서도 벌어지는구나 하고 말았는데

 

탄핵 가결 후 기사를 쓰고 있던 중에 카페 사장인가가 "소금빵 1명씩 공짜입니다"라고 외치고 다녔습니다.

 

배도 고프고 저녁 시간과는 시차가 약간 있어서 먹었습니다.

고소한 맛이 입 안에서 감돌았습니다.

소금빵 중에 '단짠' 부류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받은 소금빵은 그냥 이름값을 했습니다.

고소한 맛 후속으로 짠맛이 확 다가왔습니다.

 

그 순간 체감했습니다.

'왜 소금빵을 줬는지 알겠다.

'

 

소금빵을 먹은 사람들 중에는 짠맛을 해소하려는 사람이 일부라도 생겨나게 될 겁니다.

어떤 사람은 커피나 차 등 음료를, 어떤 사람은 단 주전부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저녁 시간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는 안 했지만, 일부라도 추가 메뉴를 찾게 되면 카페 사장으로서는 나쁠 게 없을 겁니다.

눈치가 조금이라도 혹은 많이 빠른 편이면 소금빵 소리를 듣는 순간, 이런 가능성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탄핵 시국을 주도하는 시민사회노동계나 정치권도 시민들에게 소금빵을 줄 필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씨 계엄, 내란, 탄핵이 모든 이슈를 잡아먹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지만, 이 정국 이후에도 자신들을 찾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윤석열씨 대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민사회노동계의 소금빵이 얼마나 다른 메뉴까지 찾게 할 만큼 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윤씨 탄핵 운동을 주최하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을 이루는 조직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있습니다.

 

지난 7일에 각종 노동계에서 노동 환경 처우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낸 걸 들었지만, 현장에서 반응이 어땠는지 떠올리면 "글쎄올시다"입니다.

별 호응이 없다가 '윤석열 퇴진'이라는 구호에 반응하는 식이었습니다.

 

지난 14일에도 한 장애인이 주최 측 무대에 서서 장애인 인권과 권리에 대해 말하고 "비장애인만 민주주의를 누리는 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호응이 아주 크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평소보다 노동 환경 처우 개선, 장애인 권리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기야 했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그 관심이 지속될지는 미지수일 겁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newstomato.com |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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