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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종합 보호무역 장벽 확실…전례 없는 '퍼펙트스톰'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을 비롯해 각 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를 비롯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명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는 강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둘 다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미국 부흥'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기 때문에 각 국의 정책은 물론,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국 경제 역시 대 미국 무역수지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누가 당선돼도 한국에 대한 관세 장벽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 센 '미국 우선주의'에…전 세계 '초긴장'

 

미국은 오는 5일(현지시간) 대선을 통해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해리스 민주당 후보 중 1명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우세하다는 전망 속에서도 끝까지 예측 불가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데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각 국의 셈법 역시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미 대선 결과는 금리·환율·물가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통상정책 등 모든 경제 변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되든 보호무역주의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점인데요. 백악관 입성을 위해 격전을 벌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통한 미국 부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대 20%의 보편 관세, 중국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그는 "관세는 아름다운 단어"라며 모든 나라를 상대로 10~2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도입하고, 기존 자유무역협정(FTA)도 전부 손보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정부가 제공하기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각종 지원은 물론,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낸 반도체법(칩스법)에 대해서도 "관세 정책을 썼더라면 단 한 푼도 (보조금을) 줄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해리스 부통령도 중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통해 대미 투자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무역협정(USMCA)을 수정할 가능성이 큰데요. 특히 친환경을 내세우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생산·운반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환경 관세'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 대선이 오는 5일 치러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유세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세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대미 수출국 한국 '위기'

 

이 같은 상황에서 대미 주요 수출국인 한국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의 불똥에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경기 침체 문턱에 서 있는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게 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한국 수출의 위축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 이후 관세가 인상되면 글로벌 성장률이 0.4%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특히 한국이 입게 될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38개국 중 한국과 싱가포르, 스위스의 성장률이 1% 안팎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역시 미국이 한국에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직접적인 대미 수출이 152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를 높이게 되면 당장 수출기업이 입게 될 타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의 악재가 예상되는데요. 또 중국에 대한 60% 관세 적용도 한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대중 관세가 60%로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견제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USMCA의 이행 사항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큰데요. USMCA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됐는데, 2026년이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첫 시점입니다.

USMCA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에 무관세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이 멕시코에 잇달아 공장을 지은 만큼, USMCA 개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해리스의 친노동자 정책은 미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의 비용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정강 첫머리에서 '부가 아니라 노동에 보상하는 정책'을 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조합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노동조합과의 관계에 있어서 힘의 균형이 노조 쪽으로 치우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둘 중 누가 당선돼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종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안보실장은 "올해 미 대선의 대외경제정책 공약과 주요 정책 방향은 미국 중심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대중국 견제'와 적극적인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으로 요약된다"며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한국 핵심 수출산업의 생산 구조가 내포하는 위험성에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대선이 오는 5일 치러지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newstomato.com | 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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