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승주B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 한반도 정세와 세계 질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와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파병 논란 등은 미국 새 지도부의 정책에 따라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는 8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야단법석'에 출연해 "트럼프의 압승은 미국이 직면한 위기의 반영"이라면서 "트럼프를 선택한 주요 이유는 인플레이션 문제로, 결국 민생이 핵심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민생 문제의 근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면서 "전쟁이 촉발한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민생의 어려움이 이번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우리 정부의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인적 쇄신과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우리 국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오른쪽)와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이 뉴스토마토 유튜브 '야단법석'에서 트럼프 2기 출범이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야단법석 영상 갈무리)
다음은 야단법석 진행자인 임혜자 K-정책금융연구소 기획위원과 이 교수의 일문일답입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압승한 주요 배경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미국의 위기입니다.
미국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며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리더를 원했습니다.
민생의 어려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됐는데요. 전쟁의 여파로 인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서 미국도 자유롭지 못했고, 막대한 전쟁 자금 투입으로 인해 복지 시스템이 약화되면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트럼프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초박빙'이 예상됐으나 트럼프가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와 민심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했습니다.
언론이 일종의 기득권을 형성하고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에 인지 편향을 보이면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입니다.
논란이 많았던 트럼프를 4년 만에 다시 선택한 미국 민심을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은 위기 상황에서 강한 지도자를 원했습니다.
특히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운명을 지배하는 남자'라는 신화적 이미지가 트럼프에게 강하게 각인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과의 강력한 연대도 지지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반면 상대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불가해의 여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확한 메시지가 부족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최대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이는 트럼프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은 상대가 그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특히 외교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 가운데 트럼프의 일관된 방향성은 '비즈니스'입니다.
그는 권력의 흐름과 자본이 집중되는 곳에 주목합니다.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일관되게 몰아붙이는 저력은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한반도 안보·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을 가리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미국 새 지도부 출범에 따라 러-우 전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최근 북한군 1만명 파병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북한군 파병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재 제기된 증거들 중 이른바 스모킹 건이라 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파병설은 그저 '설'일 뿐입니다.
이는 북한군 파병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로서는 정치적·전략적 측면에서 북한의 파병이 당장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 동반자 조약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는 북한과 향후 논의를 통해 파병과 무기 지원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내로 전쟁을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불가능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지시를 내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과거처럼 트럼프의 특기인 '팔 비틀기' 전략으로 푸틴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의 국제 관계는 트럼프 1기 때와는 양상과 질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다극화가 진행 중인 지금, 이전의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푸틴이 전쟁을 시작한 이유는 러시아의 안보, 그중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중립인데요. 만약 트럼프가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의 중립을 보장해줄 수 있다면, 전쟁이 끝날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트럼프 시대에 우리 외교·안보 전략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윤석열정부의 외교는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가치 외교'에 모든 것을 맞춰 왔습니다.
미국이 주장하는 규칙 기반 국제 질서, 즉 미국의 규칙을 따르는 외교에 집중해왔지만 이제 시대는 달라졌습니다.
가치 외교는 실리를 추구하기보다는 이념적 접근에 가깝습니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중국, 러시아, 브릭스 국가들과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우리 외교와 안보에는 인적 쇄신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경직된 접근법으로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접근 방식 또한 바꿔야 합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우리 국익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더 이상 가치 외교에 의존하지 말고, 트럼프 2기의 핵심 키워드인 '국익'에 맞춰 우리 역시 국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워야 합니다.
오승주B 기자 sj.o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