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차철우 기자] 헌법재판소(헌재)의 8인 체제가 본격 가동 됨에 따라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헌재의 탄핵 인용을 가정하면 오는 4~6월 사이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는데요. 다만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 '속도전'…2~3달 내 결론 날 듯
윤석열 씨 측 변호인단은 5일 "윤 대통령은 적정한 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탄핵 심판을 심리하는 헌재는 오는 14일부터 정식 변론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오는 16·21·23일, 다음 달 4일까지 5차례에 걸쳐 변론기일 지정했습니다.
다만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변론 절차에 직접 출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윤 씨가 실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입니다.
헌재는 윤 씨의 참여 여부와 관련 없이 오는 16일부터 본격적인 변론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입니다.
윤 씨 측도 지난 3일 오전 헌재에 탄핵심판 답변서를 제출했습니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탄핵 인용이나 기각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요. 노 전 대통령의 경우 63일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92일이 소요됐습니다.
비교적 위헌·위법이 명확한 윤 씨의 탄핵 심판도 이른 시일 내 판결이 날 전망입니다.
특히 탄핵 심리가 늦춰진다고 하더라도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 4월 18일 이전에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윤 씨에 대한 탄핵심판의 청구인인 국회는 '헌법 위반'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헌재 심판인 만큼 내란죄와 관련한 형법상 범죄 부분을 빼고 헌법 위반 사안들에 대해서만 다루겠다는 건데요. 이는 윤 씨 측의 '지연 전략'을 막아 헌재의 심판과 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쟁점을 간소화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재명 '단독 질주'…사법 리스크는 '변수'
만약 헌재가 탄핵 인용이라는 판결을 내리면 정치권은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듭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르면 4월에서 늦어도 6월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 상황에서 조기 대선은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1호 당원인 윤 씨가 '내란 수괴' 피의자인 상황에서 탄핵까지 인용되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대권 주자들은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다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12월 29~31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가상번호 전화 면접) 이 대표는 여권 대선 주자와의 양자 대결에서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이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양자 대결에서 이 대표는 44.0%로 오 시장의 30.0%에 14%포인트 앞섰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이 대표가 47.0%, 홍 시장이 28.0%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유력 대권주자로 꼽혔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세훈·홍준표 시장보다 경쟁력이 약하게 나타났습니다.
이 대표가 46.0%인 반면 한 전 대표는 23.0%로 집계됐습니다.
이 대표는 삼자 대결에서도 독주를 이어갔습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여론조사 결과(12월 30~31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ARS(RDD) 무선전화 방식) 이재명 49.2%·오세훈 26.0%·이준석 10.2%를 기록했습니다.
이 대표는 2위인 오 시장보다 20%포인트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 대표와 홍 시장, 이 의원의 삼자 대결 구도에서는 이재명 50.9%·홍준표 24.4%·이준석 10.4%로 이 대표가 과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대표와 한 전 대표, 이 의원의 삼자 대결 구도에서도 이재명 49.8%·한동훈 21.3%·이준석 12.4%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각종 지표를 근거로 민주당의 승리 확률이 높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압승 확률이 90%다.
다만 (2심에서 이 대표에게) 당선 무효형이 나올지, 벌금 80만 원 정도 나와서 1심 결과가 번복되는 상황이 만들어질지에 따라서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이 요동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괜찮은 후보를 만들어내면은 이기기는 어려워도 완패는 안 할 수가 있는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반기문 같은 존재가 있어서 가능했으나 이 대표는 그런 존재가 없다"며 "달은 해가 없어도 분명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이 대표가 이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한동인·차철우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