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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IT 게임 속도는 '녹화'가 늦춘다
제가 하는 게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보도와 공부를 위한 업무용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좋아해서 하는 여가용 게임이죠. 물론 두 가지 성격이 합쳐진 게임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게임이 '이범종의 게임 읽기'의 주제가 되지요.

 

그러니 게임을 아무리 해도 늘 시간이 부족해지는데요. 문제는 어떤 습관 때문에 황금 같은 주말 시간이 더 짧아진다는 겁니다.

바로 '녹화'입니다.

 

저는 평소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게임할 때 주요 장면을 녹화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해당 장면을 다시 보는 용도입니다.

 

둘째는 나중에 녹화된 영상을 이어 보면 한 편의 영화가 되므로, 소장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요.

 

'데스 스트랜딩'에는 노먼 리더스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이미지=SIEK)

 

첫 번째 이유로 하는 녹화는 짧기도 하고, 한 번 보고 나면 바로 삭제하므로 별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이유 때문에 하는 녹화입니다.

비디오게임의 컷신은 주인공이 특정 지점에 가거나 행동을 해야 재생됩니다.

적절한 때와 카메라 각도 등을 제대로 맞춰야 멋진 장면이 연출되는 상황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을 하다가, 같은 장면 녹화를 두 차례 시도했습니다.

주요 장면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인공을 움직이는 실수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껐다 켜고 컷신 시작 지점으로 다시 가는 과정을 반복했던 겁니다.

 

왜 이렇게까지 했냐고요? 이 게임은 노먼 리더스와 매즈 미켈슨, 레아 세두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가 대거 출연하는데다 한 장면 당 기본 5~10분을 넘기기 때문에, 주요 장면을 이어 붙이면 대작 영화 한 편 혹은 드라마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그 날은 게임 자체를 즐기는 시간보다 녹화를 재시도한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거죠.

 

녹화만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녹화 영상의 시작과 끝 부분을 정해 잘라내고, 해당 영상에서 중요해보이는 사진을 새로 캡처하거나, 영상의 표지가 될 장면을 고르기도 하죠. 그리고 영상 저장 버튼을 누르면, 영상 길이에 따라 수 초에서 몇 분을 가만히 기다려야 합니다.

이때 저는 틈틈이 책을 읽거나 PSP 게임의 전투 한 판을 도전합니다.

 

다행히도(?) 닌텐도 스위치는 최대 녹화 시간이 캡처 버튼 누른 때의 직전 30초입니다.

그래서 PS5 게임 할 때보다는 녹화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입니다.

 

좋게 생각하면 이런 습관도 게임을 즐기는 과정이지만, 이제는 녹화에 너무 미련을 가져선 안 되겠습니다.

PS 비타로 '신 하야리가미 2'도 하고 PSP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깨고, PS5로 '데스 스트랜딩'과 '마블 스파이더 맨 2' 끝까지 가고, 닌텐도 스위치로 '역전재판 456 오도로키 셀렉션' 결말 보고 '짱구는 못 말려 탄광마을의 흰둥이' 깨고, 생일 선물로 받은 '짱구는 못 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도 해야 되고 …(중략)… 이달 중순부터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데모판 하고, 그 사이 그리스 로마 신화 공부해 게임 세계관 보는 눈을 길러야 하는데요. 어느 세월에 녹화하고 편집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번 주말 과감히 녹화의 유혹을 떨쳐낼 수 있을까요? 그건 '토요일의 이범종'만이 알고 있습니다.

 

newstomato.com |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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