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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회 평일에도 3만명 모인 여의도…응원봉·K팝으로 외친 "윤석열 탄핵"
[뉴스토마토 오승훈 선임기자] 2016년이 ‘촛불’ 혁명이라면 2024년은 ‘응원봉’ 혁명입니다.

 

평일인 지난 9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성난 함성이 국회 앞에 울려 퍼졌습니다.

시민들은 유명 K팝 음악에 맞춰 ‘탄핵’이라 적힌 응원봉을 흔들고 국민체조를 하며 한 목소리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규탄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이미 변화는 비롯되고 있었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응원봉을 든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습니다.

평일 저녁 0도의 차가운 날씨에도 퇴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면서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모였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이날부터 매일 오후 열리고 있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걸친 집회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지난 7일 표결에 불참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폐기시킨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규탄하는 “내란동조 국민의힘은 해체하라”는 함성도 터져 나왔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10~30대 참가자도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지오디의 ‘촛불 하나’ 등 유명 K-팝을 따라서 부르거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습니다.

이들은 NCT와 트와이스, 샤이니 등 아이돌그룹 응원봉에 ‘탄핵’, ‘퇴진’ 등을 붙인 채 들고 나왔습니다.

 

참가자들은 에스파의 ‘위플래시’ 리듬에 맞춰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을 외쳤고, 자신이 든 응원봉 가수 노래가 나오면 목이 터져라 따라 불렀습니다.

아이돌 댄스와 ‘막춤’의 세대통합 댄스배틀이 어우러지기도 했습니다.

빨강과 파랑, 노랑 등 발광다이오드(LED) 응원봉까지 등장해 거리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였습니다.

가히 ‘응원봉 혁명’이라 부를 만했습니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응원봉 게시물 갈무리. (사진=당근마켓)

 

‘아이돌 응원봉’이 ‘시위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e커머스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관련 거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어트렌드를 살펴보니, 지난 8일 '생활/건강' 카테고리에서는 응원봉이 검색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5~7일에는 순위 10위에 들지도 못했던 검색어가 8일에는 단숨에 1위로 떠오른 것입니다.

당근마켓에선 응원봉 거래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K-팝이 집회 노래의 한 축을 이룬 것도 새로운 점입니다.

이른바 비운동권 노래, 대중가요가 집회 현장에서 각인된 건 2016년 이화여대생들이 교내 농성 때 부른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가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노래는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에서도 자주 불렸습니다.

그렇다고 집회 문화가 크게 바뀐 건 아니었으나, 이번 윤석열 탄핵 집회를 계기로 4050세대의 민중가요와 1020세대의 대중가요가 서로를 배려하며 소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4년 겨울, 시민이 경험한 건 암담한 과거로 회귀한 정치 현실만은 아니었습니다.

분노와 저항의 ‘밝은 미래’가 여기 있었습니다.

 

오승훈 선임기자 grantorino@etomato.com

newstomato.com |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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