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고객센터 이용약관 청소년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광고안내
ⓒ2024 DreamWiz
뉴스 > 정치 [뉴스토마토프라임] '피의자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0월 1일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 무대에서 시가행진을 바라보며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괴한 정권의 말로. 이상한 통치의 결말. 임기 반환점 직후 택한 '친위 쿠데타.' 헌법 수호자의 헌법 파괴. 검사 대통령이 쏜 내란. 이성의 굴레를 벗어난 불법 계엄령. 국군통수권자가 군사반란의 수괴로 전락한 스펙터클 대서사시. 제목은 <윤석열의 내란 변주곡> 

 

1절은 피의자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획책한 지 5일 만에 피의자로 전환됐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2016년 '최순실 게이트'에 휩싸인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망상에 지배당한 자의 후과. 은폐로 점철된 윤석열 정치. 입틀막(입 틀어막기) 정권의 종착역은 붕괴. 그의 운명은 '체포·구속' 그리고 탄핵. 

 

현대판 폭군의 복선 

 

시작은 적색 공포증. 과잉된 이념은 통제받지 않는 폭력으로 끝내 변했다.

조짐은 있었다.

첫 발화 시점은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4·19 혁명 기념사 대다수는 "거짓 선동과 날조로 민주주의 위협",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민주주의 도전",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 등으로 점철됐다.

문제의 8·15 광복절 경축사 땐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진보운동가 세력으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패륜적 공작을 해왔다"고 했다.

 

 

법치는 거세당했다.

정의는 오독됐다.

윤 대통령은 헌법 대신 '이념 교시'를 자기 정체성에 투영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극우 지배 체제의 리트머스 시험지였다.

그로부터 1년 반 동안 이른바 '윤석열 독트린'은 한층 강화됐다.

뒤틀린 '윤석열식 역사관'은 한국의 보수주의를 극우주의로 완전히 돌려버렸다.

 

 

극우 이념 교시의 정점은 '12·3' 비상계엄령.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 23분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야당의 탄핵 시도 등을 반국가세력의 농단으로 규정했다.

특히 '정당한 국가 기관 교란',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 기도' 등을 언급한 뒤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패악질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 반드시 척결",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 일거에 척결" 등 극우 정점에 선 윤석열 독트린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비상계엄은 비밀리에 진행됐다.

작전명은 '충암파 비밀회동.' 매파(강경파) 중 매파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필두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이 전면에 섰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실 경호처장 시절 국군방첩사령관(여인형)·육군특수전사령관(곽종근)·수도방위사령관(이진우) 등을 서울 한남동 공관으로 불러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

최종 목표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의 진압. 하지만 150분 만에 끝난 한 겨울밤의 꿈. 반국가세력 척결을 통한 자유민주주의 완성은 몽상에 가까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충암파 '악의 연대기'

 

자기부정의 끝판왕이었다.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은 것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한 것도, 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한 것도 윤 대통령. 지난 2년 반 동안 격노만 하더니, 국군통수권자의 '화'가 극우주의라는 '이념 주술'과 맞물리자 난데없이 '백색테러'가 튀어나왔다.

이들은 다른 사상이나 체제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배타성으로 완전 무장했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마녀사냥의 광풍이 12·3 비상계엄령으로 이어진 셈이다.

'혼군'(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의 대명사였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무지에서 비롯됐다면, '폭군'인 윤 대통령의 내란은 자기 확신이 부른 화였다.

 

 

매개체는 폭군 대통령과 충암파의 악의 연대기. 우두머리 윤 대통령을 정점으로 충암파의 전횡은 '12·3' 불법 계엄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위법으로 점철됐다.

형식과 내용 모두 위헌. 헌법 제77조 1항의 요건도 맞지 않았다.

2024년 현재는 전시도 아니고 사변도 아니다.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도 아니다.

계엄법이 규정한 '시행일시·시행지역·계엄사령관'도 공고하지 않았다.

 

포고령 내용도 '위헌투성이'다.

가장 문제로 지목된 제1항은 입법부인 국회 활동까지 금지했다.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원회까지 덮쳤다.

명백한 '국헌 문란'이다.

이 과정에서 군을 동원했다.

명백한 '폭동'이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1997년 4월 17일 전두환·노태우 씨 내란죄 선고 당시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대해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 의미"라고 말했다.

탄핵에서 빠져나갈 구멍 자체가 봉쇄된 셈이다.

 

 

피의자로 시작한 <윤석열의 내란 변주곡>은 계속된다.

2절은 출국금지 조치. 법무부는 피의자 전환 하루 만인 지난 9일 윤 대통령을 전격 출국금지 조치했다.

역대 대통령 중 출국금지 조치 사실이 알려진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의 출국금지. 칼날 앞에 선 윤석열. 3절은 총부리를 국민에게 댄 친위 쿠데타에 대한 강제수사. 4절은 민주주의를 군홧발로 짓밟은 내란 수괴에 대한 체포, 그리고 구속. 마지막 절은 탄핵. 

 

선동을 숙주 삼아 상대편 죽이기에 골몰한 대통령의 최후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역설한 '악의 평범성'을 거론하는 것조차 사치다.

본질적 악은 있다.

주술을 가미한 사적 판타지를 정에 끌어들인 윤석열정권. 자유민주주의를 가장한 '귀태 정권'이다.

12·3 비상계엄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민주주의 역사를 가볍게 보지 마시라. 국민은 명령한다.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하라."

 

최신형 정치부장 

newstomato.com | 최신형 기자
더보기